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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7 나의 힘듦을 타인에게 버리지 말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힘든 내색을 하긴 커녕 없던 힘도 다시 만들어내서 괜찮은 척 버텨본다. 그러다가 상대가 그 힘듦을 이겨내지 못해 무너지게 되면, 나는 덤덤히 그 감정을 다 받아내고 나서 내 할 일에 집중하게 된다.

가끔은 억울한 날도 있다. 내가 무언가 실수를 했지언정, 그 실수가 그렇게나 정색할 일인지, 그 힘듦이 나에게 쏟아내야 할 만큼의 것이었는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제대하고 나서 복직한 뒤, 내가 힘들 때 다른 가족들에게 짜증을 있는 그대로 막 낸 적이 있었다. 뒤돌아보니, 참 철 없던 행동이었더랬다. 왜 그랬을까. 누구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생각해보면 내 힘듦을 알아봐달라고, 공감해달라고 소리쳤던게 아니었을까. 너만 힘드냐? 이런 반응이었기에 더 짜증이 났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반응 이전에 내가 너무 힘든 내색을 하며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한 것이 먼저였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했었다.

이제, 참으로 기운 빠지고 힘든 날일지라도,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진 않겠다고 다짐한다. 적어도 나로 인해 불행햐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나의 힘듦을 버리는 쓰레기통으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절제하고 심호흡하며 나를 잡았다. 덤덤히 받아내고, 글로써 비워낸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니까.

Posted by 다크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