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차를 마시려고 했어
물을 끓이려고 주전자를 켰어
그러다 잠깐 네 생각을 했어
잠시 눈을 감고서 꿀 같은 향기를
들이 마셨을 때
내 볼을 적시는 한 방울 두 방울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기분을 따라
이상하긴 해도 좀 슬프긴 해도
나 왠지 눈물이 나 너무나 달콤해서
너무나 달콤해서
하루는 무작정 기차에 탔어
창문에 머릴 기대고 잠이 들었어
사실은 네 생각을 많이 했어
선명했던 얼굴이
흐릿해져 갈 때까지 생각했어
내 볼을 적시는 한 방울 두 방울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기분을 따라
이상하긴 해도 좀 슬프긴 해도
나 왠지 눈물이 나 너무나 달콤해서
너무나 달콤해서
너무나 달콤해서
달콤해서
꿀차는 아니지만
어떤 차를 보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파란색, 짙은 파란색의 봉지
아라비카 커피라며
자신은 커피를 잘 못마시지만
너는 커피를 좋아하니
나를 위해 챙겨왔다던 너
자긴 술을 잘 마시고
너는 커피를 잘 마시니
서로 잘 마시는 걸 대신 마셔주자며
빙긋 미소짓던 네 얼굴과
그 몇 개의 커피 스틱이
커피만큼 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느날 더 이상 아라비카 커피가
파란 포장이 아니게 되었음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무언가 잃어버린 것처럼 허전해지던
내 마음과
그래도 그 약간은 떨떠름하게 쓰던
그 맛과 향기가 다시 너를 불러와
점점 비어가던 공허를
다시 너로 채워넣었지.
이젠 아라비카 커피를
일부러 챙겨먹진 않지만
그만큼 잘 팔리는 것 같지도 않아
일부러 사지 않는다면
어디선가 접할 기회도 잘 없어져 버렸지만
여전히 내 마음 속엔
아라비카 커피는
최고의 커피, 가장 고급스럽던
네 마음이 담긴 커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