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20.07.16 이곳은
  2. 2019.10.17 나의 힘듦을 타인에게 버리지 말자
  3. 2019.04.25 마음을 잃다.
  4. 2014.11.16 네가 내게 남긴 유산
  5. 2014.09.17 지난 사랑에게, 지금의 사랑에게
  6. 2013.09.14 우연이 만든 운명의 장난같은 일. 2
  7. 2011.01.12 오랜만에
  8. 2010.05.13 실습, 일상
  9. 2010.01.12 바람
  10. 2009.12.31 외로움

이곳은

Diary 2020. 7. 16. 15:04

나의 바닥이 온전히 남아있는 곳

 

나의 절규와 좌절과 절망이 오롯이 모여있는 곳.

 

더 내려갈 곳 없는 내가 모인 곳.

Posted by 다크샤인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힘든 내색을 하긴 커녕 없던 힘도 다시 만들어내서 괜찮은 척 버텨본다. 그러다가 상대가 그 힘듦을 이겨내지 못해 무너지게 되면, 나는 덤덤히 그 감정을 다 받아내고 나서 내 할 일에 집중하게 된다.

가끔은 억울한 날도 있다. 내가 무언가 실수를 했지언정, 그 실수가 그렇게나 정색할 일인지, 그 힘듦이 나에게 쏟아내야 할 만큼의 것이었는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제대하고 나서 복직한 뒤, 내가 힘들 때 다른 가족들에게 짜증을 있는 그대로 막 낸 적이 있었다. 뒤돌아보니, 참 철 없던 행동이었더랬다. 왜 그랬을까. 누구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생각해보면 내 힘듦을 알아봐달라고, 공감해달라고 소리쳤던게 아니었을까. 너만 힘드냐? 이런 반응이었기에 더 짜증이 났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반응 이전에 내가 너무 힘든 내색을 하며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한 것이 먼저였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했었다.

이제, 참으로 기운 빠지고 힘든 날일지라도,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진 않겠다고 다짐한다. 적어도 나로 인해 불행햐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나의 힘듦을 버리는 쓰레기통으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절제하고 심호흡하며 나를 잡았다. 덤덤히 받아내고, 글로써 비워낸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니까.

Posted by 다크샤인

마음을 잃다.

Diary 2019. 4. 25. 22:07

시간이 흐르고 내 마음이 흘러서

그렇게

당신도 함께 흘러가야 되는데

정말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네요

 

 

흘러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내 마음을 흔드는 건지

Posted by 다크샤인

네가 내게 남긴 유산

Diary 2014. 11. 16. 21:18

네가 느끼는 아픔만이 전부이고 싶다면

나는

내가 느끼는 이 시린 고통은

보여주지 않을께


나는 항상 웃고 있을께



너를 아프게 한 것이

내 죄라면

그 대가로 내가 아파야만 한다면

네가 그러기를 바란다면


나는 기꺼이 그 시간을 받아들일께

아파할께


네가 내 고통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관없어

네가 네 고통 때문에 나의 고통을 바라볼 여유가 없을테니

그럼 나 혼자 아파하다가

혼자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그러기 위해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혼자서 버티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버텨냈었으니까




떠난 네가 남긴 유산이

아직도 내 발목을 잡아

나를 이렇게 만들어버리는데


이렇게 아픈건

결국

너를 아프게 보낸

내가 치뤄야 할 

업보인건가

Posted by 다크샤인

어렸던 나에게 부족했던 건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던 게다. 이해하고자 하는 능력이 부족했던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직시하지 못했고 노력하지 못했다. 어렸던거다. 결국 그 능력을 나한테로만 보냈을 뿐, 한없이 이기적으로 상처만 입히던 시절의 나는 어렸다.

자기중심적이고 어렸다는 이유만으로 상처입힌 과거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법.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는 내가 무엇이 부족했음을 조금 깨닫는 것 같다.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돌이킬 수도 없다. 이제야 조금 성숙이란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때 어렸던 내가 했던 실수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는 것.

지금 만나고 있는 상대를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 그것이 그때 그 시절 내가 상처를 줬던 사람에 대한 사죄이자 예의이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지나간 사랑에게는 미안함과 함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직도 이 블로그를 보고 있다면.

네 말은 맞았고, 나는 오랜 시간 후회했지만 결국 그 오랜 시간 덕에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젠 더 이상 그 시절의 어린 아이로만 남지는 않을 거라고, 그래서 고맙다고. 상처는 이제 오랜 시간으로 덮어 잊어주기를 바랄 뿐. 그리고 그 시절의 행복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우린 행복한 시간을 보냈음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지금의 사랑에게는,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아니, 지금 당장 말할 거다.

Posted by 다크샤인

뜨라래에서 마주친 너를

네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나는 왜 너라는 확신을 버리지 못하는걸까


아직도 네 얼굴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내가 너를 착각할 수 없다는 것을

내 이성이 아닌, 내 눈이, 내 마음이 알고 있어서일까


왜 하필 그 시간 그 장소일까

너는 왜 내가 휴가 나온 그날 대구를 왔고

나는 왜 차를 한 잔 더 마시고 그 시간에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을까

온갖 우연이 만들어낸 운명의 장난같은 이야기

너도 웃었고, 나도 웃었지

서로 인사하진 못했지만, 서로의 일행에게

우리가 서로를 보고 느낀 감정들을 이야기했겠지.

너도, 나도


참, 어찌 어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더 이상 마주칠 일 없을 거라고

세상이 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우리, 아직은 서로를 잊을 수는 없는 인연인가보다 생각했어.


하지만, 나는 정말로 5분만에 너를 잊었어.

하루종일 네 생각에 힘들어하는 것, 그게 이때까지의 내 모습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날은 네 생각이 더 이상 나지 않더라.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나는 너를 그 날 그 순간 이후로 다시 떠올리지 않은 걸지도 몰라.

너도, 그렇겠지?



너에 대한 진했던 후회와 회한의 기록이 남아있는

여기 이 블로그에 너를 보내는 마지막 글을 적어.

우리의 우연한 조우가

진짜로 우리의 마지막이 되길 바라면서.

행복하길 바랄께.

Posted by 다크샤인

오랜만에

Diary 2011. 1. 12. 23:49

한동안 버려두고 있던 티스토리에 돌아와보니
남아있는건 황폐화된 블로그와
예전 잊고 싶으면서도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적힌 포스팅들.



2011년 2월 1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다시 돌아오도록 해야겠다.
Posted by 다크샤인

실습, 일상

Diary 2010. 5. 13. 03:01


#1

대표수업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다

5명밖에 없는 교생들에

교사들도 10명이 채 넘지 않는 작은 시골학교에서

대표수업 해봐야 5명이 모두 대표이고

볼 사람 해봐야 10명도 넘지 않는

조촐한 대표수업이지만

 

그래도 '대표수업' 이기에

작년 70명 앞에서 대표수업을 했던

어떤 동기누나 못지않게

 

긴장이 되고, 그만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건

당연한 일이다.

 

내일 동기유발에 쓸 편집된 동영상과

그리고 학습 문제 제시할 때 쓸 두루말이형식 학습문제

또 준비해가야할 여러 가지 자료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닝

 

 

6학년 아이들을 믿고 나 자신을 믿자

 

 

#2

즐겁냐고 묻는다면

즐겁다고 대답하고 싶다

 

정말 시골학교에서 '수업'만 신경쓸 수 있고

'아이들'만 신경쓸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물론 내 능력 밖의 일들이 많아서 여러모로 힘든 것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한가로이 지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오늘 아이들이 한 이야기들, 표정들, 말 하나하나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엔

 

아! 이것이 교사의, 아이들만 바라볼 수 있는 교사의 행복이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시골학교는 업무가 너무 많아서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공문'만이 남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며

도시학교는 '아이' 들이 '학원'에 치여서

여러모로 힘들어하는 상황이니

 

 

교육의 유토피아는 아직 멀리 있는 듯 하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유토피아 말이다.

 

 

#3

실습이 끝나면

 

 

다시 과제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공부를 시작해야하겠지

졸업시험 준비도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이고

 

 

상상하고 싶지 않은

곧 다가올 미래

 

Posted by 다크샤인

바람

Diary 2010. 1. 12. 01:11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번에 알게 된 사람들은 떠나가지 않기를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열면 달아나는 사람들

물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로 시작했기에
내가 너무나도 부담스럽게 다가갔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나 자신이 괴물같은 내면을 가진, 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단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그냥 겉으로 관계를 나누다가
진솔해지기 시작하면
어느새인가 나를 떠나가는 사람들

..이번에도 그렇게 될까 두렵다
Posted by 다크샤인

외로움

Diary 2009. 12. 31. 23:27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에는 외로움을 느끼고 타인을 찾고, 타인이 있어야지만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내뱉는 말은 그 어떤 감정을 품어도 혼잣말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타인과 함께할 때의 말은 사랑, 우정, 미움, 분노 그 모든 감정이 의미가 되어 나타난다. 마찬가지다. 행동도, 생각도, 나 자신의 존재도 모두 타인이 생김으로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나 자신은 나를 존재하게 하는 유의미한 타인을 곁에 두고 있는지 다시 되물어본다. 그렇게 되물어보고 또 되물어봐도 지금 당장 내 옆에는 아무도 없다. 80바이트의 한정된, 얕은 의미가 진동을 일으켜도 내 존재의 의미를 진하게 하긴 역부족이고, 딩딩딩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익숙해야하지만 낯선 이름들과는 단어 하나의 소통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하나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은 아무도 없지만, 지금 내 얼굴 바로 옆엔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거리를 넘어서 시간을 넘어서 내 존재를 유의미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타이핑을 치는 내가 앉아 있을수도 없었을 테니까 라는 생각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회상.

한 친구는 나에게 말했었다
"언제나 누군가 함께 있을 순 없다고, 혼자임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그 당시엔 둘러보면 언제나 함께였다. 혼자일 땐 둘러보지 않고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함께임을 느꼈다. 언제나 함께 있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건 내 힘으로 가능하다고, 나란 사람은 주위에 언제나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살아왔다. 그치만 언제나 라는 말은 불가능을 전제한다. 인생의 불확실성은 '언제나' 라는 말을 불가능으로 치환한다. 결국 난 지금 이렇게 혼자이다.

친구의 말을 다시 곱씹어본다. 그 친구는 나보다도 훨씬 무언갈 깨달았던 것 같다. 저 말 너머에는 믿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언제나 함께 있을 순 없지만, 언젠간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이, 타자가 있기에 혼자일 수 있고 혼자로 기다리는 시간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혼자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닌 시간은 온다. 언제나 혼자는 아니다. 내 존재 이유는 그 시간에 있다라는걸 깨달았을 때 지금의 외로움은 외로움이 아니게 된다. 이 외로움에도 존재 이유를 대하기 위한 기다림이라는 의미가 생긴다.

그래서 한 해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날, 혼자여서 외롭지만 외롭지 않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다.
Posted by 다크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