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받았던 편지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편지를 많이 받고, 많이 썼었구나 싶었다
군대에서 온 편지, 생일 편지, 마니또 편지
따뜻해지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다가
문득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녀석이 눈에 띄었다.
수신인도, 발신인도 적혀있지 않은 편지봉투
그럴 수 밖에
직접 받은 것이었으니까
생애 다신 받을 수 없는 선물이
기록되어 있는
편지를 몇번이고 읽으며
다시 되새김질. 추억
또다시 고맙고
그렇게 미안하고
그래도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의 흔적이
하나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 먹먹한 가슴 속에서도 얼마나 고맙던지
정말 고마워
그렇게 사랑해줘서
그리고 정말 미안해
그 마음을 몰랐던 것이
그리고 안녕